지방행정·공익자금

200억 원 체육보조금—수익과 증빙은 왜 정산에서 빠졌나

국민권익위원회가 12개 기초지방정부의 최근 3년간 체육 분야 보조사업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 체육회가 참가비·입장료·협찬금 등 수익 발생을 정산에서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련 사업에 투입된 보조금은 최소 200억 원 이상이지만, 이는 확인된 횡령액이나 피해액이 아닙니다. 시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누락된 수익의 실제 규모와 환수 결과, 지방정부의 감독 책임입니다.

민간단체의 자율은 존중돼야 하지만, 시민의 돈을 사용하는 순간 그 돈의 출처와 결과를 시민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국민권익위원회는 12개 기초지방정부를 선정해 최근 3년간 체육 분야 지방보조사업의 추진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9월 10일 YTN 보도에 따르면 조사 대상 지역의 대다수 체육회가 대회를 열며 받은 선수 참가비, 입장료, 협찬금 등 수익의 발생 사실을 정산에서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의 체육회가 수입·지출을 확인할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실제 누락 규모가 더 클 수 있다는 것이 권익위의 판단입니다. 여러 지방정부에서 유사한 대회를 운영하며 수익금을 편취하거나, 협회 지도자 부의금처럼 사업 목적과 관계없는 곳에 보조금을 사용한 사례도 적발됐다고 전해졌습니다.

권익위는 조사 결과를 해당 지방정부에 통보해 환수 등 시정조치를 권고하고, 횡령·배임 등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본 일부 사안은 수사기관에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이는 행정조사 결과와 범죄 의심 사안의 통보 단계이며, 개인이나 단체의 형사책임이 법원에서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200억 원은 ‘피해액’이 아닙니다

보도에서 언급된 최소 200억 원 이상은 수익 누락과 증빙 부실이 확인된 사업들에 투입된 지방보조금 규모입니다. 200억 원 전부가 사라졌거나 횡령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보조금 총액, 신고에서 빠진 수익, 목적 외 사용액, 실제 환수액을 구분해야 합니다.

이 구분은 단순한 표현 문제가 아닙니다. 전체 보조금을 피해액처럼 말하면 의혹을 과장하게 되고, 반대로 일부만 환수됐다는 이유로 관리 실패를 축소하면 시민의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지방정부는 사업별 보조금·자체수익·집행액·잔액·환수액을 같은 기준으로 공개해야 합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

공개된 보도만으로는 12개 지방정부와 각 체육회의 명단, 사업별 보조금과 누락 수익의 액수, 제출되지 않은 증빙의 종류가 모두 확인되지 않습니다. 200억 원 가운데 정상적으로 집행된 금액과 목적 외 사용 또는 환수 대상 금액도 아직 구분돼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수사 의뢰 대상이 된 구체적 행위와 금액, 관련자의 소명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수사 의뢰는 유죄 확정이 아니므로 형사책임은 수사와 재판을 통해 별도로 판단되어야 합니다.

지방정부가 정산 단계에서 수익 누락과 증빙 부실을 왜 걸러내지 못했는지, 담당 부서가 어떤 점검을 했고 위반을 발견한 뒤 어떤 조치를 했는지도 추가 공개가 필요합니다.

감독 책임은 지방정부에도 있습니다

체육회가 보조사업을 수행했더라도 시민의 세금을 교부하고 정산을 승인한 주체는 지방정부입니다. 보조사업자는 사업 목적과 교부 조건에 맞게 돈을 쓰고 증빙해야 하며, 지방정부는 실적보고와 정산자료를 확인하고 부적정 집행을 환수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을 몇몇 체육단체의 회계 실수로만 끝내서는 안 됩니다. 반복된 수익 누락을 막지 못한 교부·점검 절차, 보조금과 자체수익을 분리해 보지 못한 회계시스템, 위반 이력이 다음 지원 심사에 반영되는지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시민이 지켜볼 점

  • 12개 지방정부와 사업별 보조금·누락 수익·목적 외 사용액이 공개되는가
  • 200억 원을 보조금 총액과 실제 환수·피해액으로 구분해 설명하는가
  • 증빙을 제출하지 못한 사업에 정산 승인과 다음 연도 지원이 어떻게 이뤄졌는가
  • 환수와 수사 의뢰 결과, 담당 공무원의 감독 책임을 지방정부가 공개하는가
  • 참가비·입장료·협찬금을 보조금 회계와 함께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기준이 마련되는가

씨드의 관점

체육회와 민간단체의 자율성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자율은 공적 자금의 사용 내역을 감추는 권리가 아닙니다. 시민의 세금을 받았다면 사업의 성과뿐 아니라 수입과 지출, 남은 돈까지 시민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유능한 국가는 모든 민간활동을 직접 통제하는 국가가 아니라, 보조금을 지급할 때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결과를 공개하며 잘못된 집행은 환수하는 국가입니다. 감독기관이 서류를 받는 데 그치고 반복되는 누락을 놓쳤다면 국가의 관리 책임도 함께 물어야 합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200억 원 하나가 아닙니다. 앞으로 공개될 사업별 누락액과 환수액, 그리고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바뀐 제도입니다. 공익은 이름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끝까지 설명되는 과정으로 증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