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감시
검찰을 해체한 뒤, 국가권력은 누가 감시하나
참여연대는 검찰청 폐지와 수사 기능의 이전을 개혁의 출발점으로 평가했습니다. 국가의 수사권은 다른 기관에 남습니다. 새 기관의 정치적 독립과 수사 통제, 시민 구제는 어떻게 강화되는지 논평의 주장과 대조합니다.
참여연대 논평에 묻는다
참여연대는 지난 2일 공소청·중수청 개청을 환영하며 검찰청 폐지를 검찰의 “자업자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검사의 수사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공소청에 남은 수사인력과 시설을 수사기관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동시에 중수청이 제2의 검찰청이 될 위험도 경고했습니다.[1](https://peoplepower21.org/judiciary/2030292?cat=12&paged=0)
검찰의 권한 남용을 비판하는 것과, 검찰을 해체한 뒤의 제도가 시민을 더 잘 보호한다고 입증하는 것은 서로 다른 일입니다. 과거 기관의 잘못이 새로운 제도의 정당성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참여연대의 논평에 빠진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수사와 기소를 나누고 검사의 수사 기능을 제거한 뒤, 국가권력 전체에 대한 견제는 어떻게 강해지는가. 그 연결고리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씨앗은 앞서 [「검찰개혁은 권력을 옮겨 심는 일이 아니다」](/columns/prosecution-reform-power-transfer-2026)에서 권한의 이동과 권력의 제한을 구분했습니다. 이번에는 참여연대의 논평에 그 기준을 적용합니다.
수사권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다른 기관으로 옮겨갑니다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해도 국가의 수사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시민을 소환하고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범죄 혐의를 밝혀내는 권한은 다른 국가기관으로 이동합니다.
한 기관이 수사한 사건을 스스로 기소하면 자신의 판단을 되돌아보기 어렵다는 분리론의 문제의식은 타당합니다. 그러나 조직을 나누는 것만으로 독립적인 견제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기관이 여럿이어도 인사와 사건 처리에 같은 정치권력의 영향이 미친다면 서로 다른 간판 아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 가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이 서로를 견제하는가. 그리고 두 기관 모두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
참여연대 논평은 검사의 수사 기능을 제거하는 조치를 구체적으로 주문합니다. 반면 새 수사기관에 대한 정치적 개입을 차단하고, 사건을 외면하거나 부실하게 처리할 때 이를 바로잡을 제도는 그만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습니다.[1](https://peoplepower21.org/judiciary/2030292?cat=12&paged=0)
검찰의 권한 집중을 비판했던 기준은 권한을 넘겨받은 기관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합니다.
권력의 남용에는 ‘하지 않는 수사’도 있습니다
국가권력의 남용은 무리한 수사와 기소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권력자의 사건을 들여다보지 않거나, 밝혀야 할 사실을 남겨둔 채 사건을 끝내는 방식으로도 나타납니다.
유럽평의회 베네치아위원회는 2010년 검찰제도 보고서에서 부당하게 기소하는 남용과, 기소해야 할 사건을 기소하지 않는 남용을 구분했습니다. 특히 후자는 정치적 압력과 연결될 수 있으며 사법적 통제를 받기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개별 사건에 대한 부당한 지시를 막고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하는 장치를 강조합니다.[2](https://rm.coe.int/1680700a60)
이를 한국의 개편에 대입하면, 수사권을 어느 기관에 줄 것인가만큼 중요한 질문이 나옵니다. 권력자의 사건이 수사 단계에서 멈췄을 때 누가 그 결정을 검증할 수 있습니까? 기소기관에 넘어온 기록에서 핵심 사실이 빠져 있다면 누가 이를 보완하게 할 수 있습니까?
재판은 법정에 올라온 사건을 판단합니다. 사건이 법정에 이르기 전에 사라지는 구조라면, 재판의 공정성만으로 시민을 보호하기 어렵습니다.
검사의 직접수사와 수사 통제는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검사가 직접 시작한 수사를 스스로 기소하는 구조를 제한하는 것과, 다른 기관의 수사를 검증하고 오류를 바로잡는 기능을 약화하는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수사·기소 분리를 공약으로 제시했던 금태섭 전 의원도 중앙일보 칼럼 「검찰은 없어졌는가」에서 이 차이를 짚었습니다. 그는 검찰의 인지수사 문제를 고치는 일과 일반 형사사건에서 경찰 수사를 통제하는 기능을 없애는 일을 동일시한 개편을 비판했습니다.[3](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67119)
김봉수의 2026년 논문 「검찰개혁을 위한 ‘수사-기소 분리’의 의미와 한계」도 같은 지점을 다룹니다. 공개된 초록은 조직의 분리가 수사와 기소 사이의 기능적 연결까지 끊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비판합니다. 기관의 자율성이 커지는 것이 곧 국민의 이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4](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3304216)
현 제도에 통제 장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과 수사 과정의 기록 등 절차적 장치를 두고 있습니다.[5](https://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2498)
그래서 실제로 검증할 대상은 이 장치의 효과입니다. 보완 요구가 형식적으로 처리되면 어떻게 합니까? 반복된 부실 수사를 누가 바로잡습니까? 수사 지연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이 어느 기관에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까?
참여연대가 우선해야 할 감시도 여기에 있습니다. 수사시설을 어디로 옮겼는지를 넘어, 잘못된 수사를 고칠 수 있는 힘이 시민에게 남아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공수처를 키우면 견제도 강해집니까
이런 상황에서 공수처를 전국 단위 조직으로 확대하고 판사·검사·경찰 등을 상시 감시하는 구상까지 보도됐습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수사는 중수청에 맡기고 공수처는 수사·사법기관 종사자를 감시하는 역할에 집중시키자는 논의입니다. 아직 확정된 당론은 아닙니다. 또한 이 구상은 참여연대의 2일 논평이 제안한 내용과도 구분해야 합니다.[6](https://v.daum.net/v/20261006050214685)
그럼에도 두 논의는 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권력기관을 개편하고 감시기관을 늘릴 때, 정치권력에 대한 견제와 시민의 자유가 실제로 강화되는가 하는 기준입니다.
판사도 뇌물을 받거나 범죄를 저지르면 수사받아야 합니다. 사법 독립이 비리의 면허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판사의 범죄를 수사하는 것과 판결 내용을 압박하는 것은 엄격히 구분돼야 합니다.
베네치아위원회는 2017년 몰도바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악의 없는 재판상 오류나 법 해석의 차이 때문에 판사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모호하고 광범위한 형사책임 규정은 판사를 위축시키고 부당한 압력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경고도 담았습니다.[7](https://www.venice.coe.int/webforms/documents/default.aspx?pdffile=CDL-AD%282017%29002-e)
이 국제 기준이 한국의 개편안을 직접 판정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판사에 대한 감시를 확대할 때 확인해야 할 위험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시민에게 법원은 국가의 잘못을 다툴 수 있는 곳입니다. 권력에 불리한 판결 뒤에 수사가 따라올 수 있다고 느끼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그 비용은 부당한 처분을 받은 시민과 재산권을 침해당한 기업에게 돌아갑니다.
브레이크 없는 마차를 개혁이라 부를 수는 없습니다
참여연대는 중수청이 제2의 검찰청이 되는 일을 경계하자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경고를 제도의 조건으로 구체화해야 합니다.
수사와 기소를 기능적으로 분리하면 권력이 저절로 줄어든다고 생각합니까? 권한의 이동은 권한의 축소가 아닙니다. 수사기관이 정치권력의 사건을 외면하고, 기소기관이 이를 바로잡을 힘을 잃고, 법원마저 감시의 압력에 위축된다면 국가권력은 오히려 브레이크 없는 마차가 될 수 있습니다.
검찰의 과거 잘못을 얼마나 강하게 비판했는지로 개혁의 성과를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새 권력기관의 인사와 사건 처리에 누가 개입할 수 있는지, 부실 수사를 어떻게 고치는지, 수사 중단과 불기소에 시민이 어떻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지로 평가해야 합니다.
공수처 확대안 역시 같은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수사 개시 기준과 사건 배당,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 권한 남용에 대한 외부 통제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시민단체의 역할은 정부가 개혁이라 이름 붙인 제도를 안착시키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새 제도가 만든 권력을 계속 감시하는 일까지 해야 합니다.
검찰을 해체한 뒤 국가권력을 감시할 힘이 더 강해졌는가. 시민이 국가에 맞서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가. 참여연대가 답해야 할 질문도, 씨앗이 계속 확인할 기준도 이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