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의 소리

칼럼

전작권 환수, 대통령의 임기보다 국민의 생명이 먼저다

10월 25~27일 김포 애기봉 맞은편에 북한 122㎜ 자주포가 노출 배치됐다. 지뢰 사고와 전방 경계태세 문제, 대북 정보공유 마찰을 짚으며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을 검증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

북한의 포신이 남쪽을 향했다

10월 25~27일 김포 애기봉 전망대 맞은편 황해도 개풍군 해안에서 북한군 자주포가 남측을 향한 채 노출 배치된 모습이 포착됐다. 국내외 취재진이 촬영한 장비는 122㎜급으로 추정되는 구형 자주포다. 북한군이 화포를 조작하고 깃발을 이용해 훈련하는 모습도 관측됐다.[1][2]

이 장비의 알려진 사거리는 기종과 탄종에 따라 약 15~24㎞다. 김포와 강화 등 접경지역 일부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무기가 구형이라고 해도 민간지역을 위협하는 포병 전력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없다.[2]

합동참모본부는 신형 무기체계가 배치된 상황으로 보지 않았으며 별도의 특이동향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격 명령이나 발사 임박 징후가 확인된 것은 없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전력을 노출해 남측을 압박한다는 분석은 군사전문가의 해석으로 구분해야 한다.[2][3]

북한의 무력시위가 현실의 위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군은 정밀감시와 대응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그 책임은 가장 먼저 접경지역에서 살아가는 시민과 경계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의 안전으로 확인된다.

휴전선의 위험 징후와 드러난 경계의 허점

9월 21일 육군 25사단 지역 비무장지대에서 우리 장병 3명이 지뢰 폭발로 부상했다. 합동참모본부와 유엔군사령부의 공동조사는 군사분계선 남쪽에 북한군이 매설한 대인지뢰를 원인으로 판단했다.[4]

《씨앗의 소리》는 앞서 [「지뢰를 밟고서야 움직인 군」](/columns/dmz-mine-response-accountability-2026)에서 사고 전에 포착된 지형 변화와 사고 후 현장조사 일정을 둘러싼 질문을 제기했다. 군은 위험 징후가 언제 보고됐고 어떤 안전조치가 이뤄졌는지 기록으로 설명해야 한다.

국방부 점검에서는 육군 1·2·3·5군단의 일부 경계근무에서 실탄 삽탄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모든 전방 장병이 무장하지 않았다는 뜻은 없다. 그러나 기본적인 경계 지침이 여러 부대에서 일관되게 이행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지휘·감독의 과제를 드러낸다.[5]

북한의 군사분계선 인근 요새화와 침범, 지뢰와 포병 전력 과시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국군의 연합전쟁 지휘능력을 평가할 때에는 최전방 현장에서 지시와 안전조치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한국 정부와 미국 군사당국의 판단이 갈리는 지점

한국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의 조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10월 26일 국정감사에서 미래연합군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과 전환 연도 설정을 두고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6]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의 위협과 안보환경이 달라진 만큼 전환 조건의 충족 여부도 변화한 현실에 맞춰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개보도에 따르면 2026년 공동평가 이후에도 FOC 검증 완료에 필요한 조건을 두고 한미의 견해차가 남아 있다.[7]

한미가 합의한 기준에는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능력,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 안정적 전환에 적합한 안보환경이 포함된다. 전작권 전환을 추진할 때 양국은 이 조건들을 공동으로 검증해야 한다.

강 장관은 브런슨 사령관의 일부 평가에 이견을 표명하면서도 한미가 큰 틀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의 공개된 우려 역시 전환 자체의 거부보다는 조건 검증에 초점이 있다. 양국의 견해차를 군사적 자료와 공동훈련 결과로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6][7]

국방부와 통일부 책임자들의 발언을 검증해야 한다

강신철 장관은 전작권 전환 조건의 판단을 설명하면서 과학적 평가와 정성적 판단의 관계를 언급했다. 군사적 평가에는 정량적 수치와 전문적 판단이 함께 필요하다. 판단의 유연성이 실제 미비한 능력을 덮는 방식으로 적용되지 않도록 기준과 근거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8]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비무장지대 지뢰 사건을 두고 군사분계선 위치에 대한 인식 차이와 남북 군사회담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10월 27일 국정감사에서는 이 사건을 '공격'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기존 판단을 철회하지 않았다. 합참과 유엔사가 판단한 정전협정 위반의 경위와 북한의 책임을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9]

대화로 우발적 충돌을 줄이려는 정책과 군사적 위협을 정확하게 규정하는 책임은 함께 이행되어야 한다. 북한의 지뢰로 장병이 부상하고 포신이 남쪽을 향한 현실에서 정부의 대북정책은 시민의 안전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전방 지휘관과 국가안보 책임자의 말에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자신감보다 검증 가능한 군사적 근거다. [「한국의 안보가 무너지고 있다 — 누구를 위한 자주인가」](/columns/security-slogans-alliance-2026)에서 제기했던 질문도 여기에 닿아 있다.

정보공유 마찰과 동맹의 신뢰

정동영 장관의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 발언 이후 미국이 일부 대북 정보공유를 제한한 사실이 보도됐다. 미국은 민감한 정보 공개 문제를 제기했고, 정 장관은 이미 공개된 자료를 활용했다며 반박했다. 한국 군 당국은 핵심적인 군사 대비태세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10]

어떤 정보가 어느 범위에서 제한됐는지와 실제 작전에 미친 영향은 공개자료만으로 모두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대북 감시와 분석을 수행하는 한미 양국의 신뢰가 중요한 군사적 자산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한국군이 장차 미래연합사를 주도한다면 미국의 정보자산과 증원전력이 한국군의 작전계획에 안정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정보보호 절차를 강화하고 협의체계를 명확하게 운영하는 일은 전작권 전환의 준비 과정에 포함된다.

미군이 이번 지뢰 사고나 장관의 개별 발언을 전작권 전환 지연의 공식 이유로 명시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사례들을 동맹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해결할 위험 요인으로 검토하는 것이 정확하다.

핵억제와 탐지 능력, 무엇이 아직 부족한가

한국군은 상당한 재래식 전력과 독자적인 정찰위성 체계를 확보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조기경보와 확장억제에는 미국의 우주기반 감시자산 및 핵전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선 《씨앗의 소리》 보도에서는 한국군 군사정찰위성 4호기의 운용 차질을 다뤘다. 위성의 주요 표적 재방문 간격을 줄이기 위한 초소형 정찰위성 도입계획도 아직 진행 중이다. 정찰위성의 영상 수집과 탄도미사일의 발사 직후 조기경보는 서로 다른 능력이므로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11]

전작권을 전환한 뒤에도 미국의 핵무기 운용에 관한 최종 결정권은 미국에 남는다. 한국군 지휘하의 미래연합사와 미국의 핵전력 운용체계 사이의 협의·지휘절차가 유사시 정확하고 신속하게 작동하도록 검증해야 한다.

북한의 발사 징후를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그 정보를 누구와 어떻게 공유하며, 미군 증원전력과 핵·재래식 전력을 어떤 절차로 결합할 것인가. 정부는 군사적으로 검증된 답변을 제시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이 성공하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가

전작권 전환은 한국군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령부 체계로의 전환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군사주권을 행사하며, 1994년에 평시작전통제권을 환수했다. 전환 이후에도 미국은 자국 군대에 대한 통수권을 유지한다.

새로운 지휘체계에서 정보·정찰·경보, 미군 증원과 보급, 연합작전계획, 유엔군사령부와의 협력 절차가 원활하게 이어져야 한다. 전환의 준비 정도는 그 연결이 실제 훈련에서 검증되었는지로 판단할 수 있다.

미국 국방당국의 견해와 한국 정부의 목표에 차이가 있을 때에는 군사적 근거를 공개 가능한 수준에서 설명하고 공동 검증 결과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연도 설정은 준비태세를 확인한 뒤 이뤄져야 한다.

자주국방의 발전은 한국군이 더 큰 책임을 감당하는 과정이다. 그러려면 전방 경계의 기본 원칙에서 핵·미사일 대응에 이르기까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동맹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대통령의 임기보다 국민의 생명이 먼저다

북한의 자주포가 남쪽을 향한 모습이 포착되고, 우리 장병은 북한 지뢰로 중상을 입었다. 경계근무의 실탄 삽탄 원칙 위반과 정찰위성 운용 차질, 한미 정보공유 마찰도 확인됐다. 정부가 각각의 위험과 책임을 설명하고 보완할 때 전작권 전환의 신뢰도 높아진다.

정치적 일정이 군사적 검증을 앞서면 그 위험은 국민과 장병에게 돌아간다. 북한의 핵·미사일을 탐지하고 억제하는 능력이 불완전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전환을 밀어붙인다면 무고한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모험주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가 전작권 전환 이후 더 강한 억제력과 안정적인 지휘체계를 갖출 수 있다는 사실을 실질적인 군사적 성과로 입증하기를 요구한다. 동맹의 신뢰와 국민의 안전을 함께 강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지만 잘못된 안보 결정의 대가는 국민과 미래 세대가 감당한다. 전작권 전환을 평가할 최종 기준은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안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