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월 50만 원 일하면 가족이 아니게 되는 이상한 세금 기준
연 600만 원을 버는 배우자는 현행 기준에서 공제 대상이 아니지만 정부안과 의원안 모두에서 포함될 수 있다. 진짜 논쟁은 연 750만 원 초과·900만 원 이하 구간까지 넓힐지, 그 혜택과 세수 감소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있다.
배우자가 한 달에 50만 원씩 일해 연 600만 원을 번다. 생활비에는 보탬이 되지만, 현행 세법에서는 근로소득만 있는 배우자의 총급여가 500만 원을 넘었다는 이유로 기본공제 대상에서 빠진다. 가족의 생계는 이어지는데 세법의 가족은 끊긴다.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이 기준을 750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늦었지만 필요한 조정이다. 9월 23일 정태호 의원 등이 발의한 개정안은 한 걸음 더 나아가 900만 원을 제안한다. 근로소득 외 소득에 적용하는 소득금액 기준도 정부안 300만 원보다 높은 400만 원이다. 둘 다 아직 제안이다. 현행법은 여전히 소득금액 100만 원, 근로소득만 있을 때 총급여 500만 원을 기준으로 삼는다. 숫자와 심사 쟁점은 [배우자 연 800만 원 벌면 가족공제는? 정부안 750만 원, 의원안 900만 원](/briefings/income-tax-family-deduction-2026-proposal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쟁점 1 · 750만 원과 900만 원 사이, 누구의 세금이 줄어드나
가족공제는 일을 하지 말라는 보상이 아니다. 가족의 실제 부양 부담을 세금 계산에 반영하는 장치다. 그런데 배우자나 고령의 부모가 짧은 시간 일해 정해진 선을 넘는 순간, 부양하는 사람의 기본공제는 사라진다. 1인당 150만 원은 환급금이 아니라 소득공제액이지만, 기준선에서 자격이 한꺼번에 바뀐다는 사실은 그대로다.
연 600만 원을 버는 배우자는 정부안과 의원안 어느 쪽에서도 다른 요건을 갖추면 공제 대상이 된다. 두 안이 갈리는 곳은 총급여 750만 원 초과·900만 원 이하 구간이다. 예컨대 다른 소득 없이 연 800만 원을 버는 배우자는 정부안에서 제외되고 의원안에서는 포함될 수 있다. 그 구간에 실제 몇 가구가 있는지, 새 공제를 받는 납세자가 어느 소득 구간에 있는지 아직 제시된 수치가 없다. 국회가 그 숫자를 내놓아야 900만 원의 근거도 선다.
쟁점 2 · 더 넓은 공제의 비용을 누가, 얼마나 지는가
씨앗은 오래 묶인 소득요건을 현실에 맞게 높이는 방향을 지지한다. 그렇다고 900만 원이 750만 원보다 높다는 이유만으로 더 나은 기준이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공제가 늘면 납세자의 과세 대상 소득은 줄고 국세 수입에도 영향이 생긴다. 같은 150만 원 소득공제라도 납세자의 세율과 상황에 따라 세금 감소액은 달라진다. 추가 수혜 가구 수, 소득 구간별 혜택, 세수 감소 추계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
근로소득 외 소득에는 정부안이 소득금액 300만 원, 의원안이 400만 원을 제안한다. 이 차이의 적용 대상과 비용도 근로소득 구간과 분리해 계산해야 한다. 배우자와 부모·자녀는 나이·생계 요건도 다르다. 총급여 숫자만으로 모든 가족이 공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쟁점 3 · 한 번 높인 기준을 또 오래 묶어 둘 것인가
물가와 임금은 움직이는데 공제 기준은 법을 다시 고칠 때까지 제자리에 남는다. 평범한 임금 상승만으로 가족이 다시 경계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 국회는 이번 수치와 함께 정기 재검토 주기, 공개할 물가·임금·수혜 가구 지표를 정해야 한다.
이번 심사에서 지켜볼 기준은 분명하다. 두 안의 추가 수혜 가구와 소득 구간별 절세 효과, 세수 추계, 시행 시기와 경과규정, 그리고 다음 조정 시점이다. 입법 취지에 찬성하는 것과 의원안의 정확한 숫자를 검증하는 일은 함께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