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브리핑
올공 147일, 투표함은 열렸지만 국민은 여전히 밖에 있었다
투표용지 부족에서 올림픽공원 현장검증까지의 경과와 선관위 검표 참여, 촬영 제한, 기표 인쇄 의혹의 검증 상태를 살펴봅니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 선관위에 검증을 맡기지 말라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140여 일 동안 현장을 지킨 시민들은 선거관리의 당사자가 다시 투표지를 다루는 검증을 지켜봤습니다. [8]
경기장 안에서는 촬영을 허용해 달라는 요구와 보안상 제한을 주장하는 특검이 맞섰습니다. 투표함은 열렸지만, 시민들이 어떻게 검증을 확인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쟁점이 됐습니다. [3]
선관위를 조사한다면서 선관위가 투표지를 넘겼습니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 “특검 247만표 검증을 선관위에 맡기지 마라”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지방선거 이후 147일 만인 10월 28일, 시민들은 선거관리의 당사자인 선관위에 다시 투표지 검증을 맡기는 상황에 반발했습니다. [8]
경기장 안에는 선관위 직원 약 500명과 특검 관계자 약 110명, 여야 측 참관단이 들어갔습니다. 현장 보도에 따르면 투표함이 열리자 투표지 묶음이 선관위 직원들에게 건네졌고, 직원들은 한 장씩 넘겼습니다. 참관인과 수사관들은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2] [5]
한 참관인은 선관위가 왜 투표지를 계수하느냐는 내용의 피켓을 들었습니다. 투표지를 만지려는 참관인을 특검이 제지하는 장면도 보도됐습니다. 선관위는 특검 요청에 따라 보조했고 실제 진행은 특검이 맡았다고 설명했습니다. [2] [4]
투표용지가 모자란 선거를 관리한 곳이 선관위입니다. 선거관리 의혹을 조사하는 자리에서 그 기관 직원들이 투표지를 직접 넘기고 시민 측 참관인들은 지켜보는 모습. 140여 일을 기다린 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웠던 이유입니다.
투표용지 부족에서 올공 147일까지
씨앗의 소리는 [「올공, 투표지는 모자랐고 불신은 아직도 남아있다」](/monitoring/olympic-park-election-protest-tracker)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시민들의 현장 행동, 조사와 수사의 경과를 날짜별로 추적해 왔습니다. 그 기록은 6월 3일 투표소 앞에서 시작됩니다.
선관위는 6월 8일 전국 140개 투표소에 용지를 추가 송부했고 91곳에서 이를 실제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26곳에서는 투표가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됐습니다. 최초 발표보다 늘어난 숫자였습니다. [1]
뉴스트래커에 따르면 6월 19일 선관위 진상조사위는 인쇄·배부와 보고·대응 전반의 문제를 지적하고 수사를 권고했습니다. 7월 22일 공개된 잠정 집계는 식별 가능한 CCTV가 있던 11개 투표소에서 투표하지 못한 시민을 최소 80명에서 최대 91명으로 추산했습니다. 전체 피해의 최종 숫자는 아닙니다.
8월 11일 서울시장 선거무효소송은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됐습니다. 관리 실패가 없었다는 판단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9월 7일 특검 수사가 시작됐고, 9월 12일 올공 농성은 100일을 맞았습니다. 9월 17일에는 선관위 등 10곳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습니다.
연기됐던 현장검증은 10월 28일 시작됐습니다. 특검이 설명한 이번 절차는 수사상 임의검증으로 공직선거법상 재검표가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날짜별 자료와 원문은 [뉴스트래커](/monitoring/olympic-park-election-protest-tracke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특검도 못 믿느냐”는 질문
촬영을 둘러싼 실랑이가 이어지던 현장에서 한 특검보는 특검도 믿지 못하느냐는 취지로 물었습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이 믿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시민 측 참관인들은 검증을 직접 기록하고 방송으로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9]
특검은 개인 촬영이 보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원칙적으로 제한했습니다. 이의가 제기되면 수사관이 투표지를 분류해 촬영하겠다고 했습니다. 항의가 이어진 끝에 방송사 카메라 2대의 녹화 촬영과 여야가 지정한 참관인 각 1명의 촬영은 허용됐습니다. 다른 참관인들의 개별 촬영은 제한됐고, 생중계 요구는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3] [4]
이 제한을 결정한 곳은 선관위가 아니라 특검입니다. 그러나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지를 다루는 현장에서 참관인의 촬영이 제한된 장면은 시민들의 불신을 더욱 크게 만들었습니다. 시민들이 요구한 것은 신뢰의 선언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기표가 인쇄된 것 아니냐는 의문
올공 시민들이 제기해 온 의문 가운데 하나는 투표지의 기표 표시가 유권자의 손으로 찍힌 것이 아니라 인쇄된 것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투표지의 후보자 이름과 기호는 원래 인쇄됩니다. 시민들이 묻는 것은 기표 표시까지 미리 인쇄되거나 위조된 투표지가 섞였는지입니다.
특검은 수량과 기표·인쇄 상태를 1차 확인하고 이상이 의심되는 투표지를 분류해 정밀 감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9일 새벽에는 참관인의 이의를 반영해 특정 상자 전체를 제출받고 추가 분석이 필요한 투표지 상당수를 선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3] [6]
이는 기표가 인쇄된 투표지가 발견됐다는 발표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의혹이 모두 해소됐다는 발표도 아닙니다. 어떤 의문이 제기됐고, 어떤 기준으로 투표지를 선별했으며, 감정에서 무엇이 확인되는지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140일 넘게 그 자리를 지킨 이유
올공에 모인 시민들이 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이유를 정파적 이해관계나 떼쓰기로만 바라보면 사람들이 모이게 된 출발점을 놓치게 됩니다. 투표용지가 부족했고, 시민들의 참정권이 흔들렸습니다.
투표는 시민에게 몇 년에 한 번 주어지는 권리입니다. 투표소에 갔는데 용지가 없었다면 자신의 한 표가 제대로 행사되고 집계됐는지, 선거를 맡은 기관이 그 권리를 지킬 수 있는지 묻게 됩니다. 그 자리를 지킨 시민들 가운데는 선거 자체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나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투표지는 다시 선관위 창고로
검증은 29일 새벽 끝났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투표지 상자 약 420개 중 추가 검증 대상 13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수도권 선관위 관리 창고로 이송됐거나 이송 중이었습니다. 특검은 선별한 투표지 외의 용지는 선관위에 보존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6] [7]
시민들이 보는 장면은 간단합니다. 선관위에 대한 불신으로 경기장 앞을 지켜왔는데, 선관위 직원이 투표지를 넘긴 검증이 끝나자 투표지가 다시 선관위 창고로 가는 것입니다. 인계·봉인·운송·보관 과정이 어떻게 기록되는지까지 관심이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29일 새벽에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일부 참관인들이 증거 보존 문제를 제기하며 투표지 반출에 반대했습니다. 이후 선관위는 이송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10] [7]
경향신문은 28일 사설에서 철저한 수사와 선관위 제도 개선을 주문하면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야당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선거관리의 문제를 밝혀야 한다는 지적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현장에 모인 시민들의 불신을 정치권의 구호로만 읽는다면 147일의 시간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11]
선거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하는 시민이 모두 같은 결론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과 검증된 사실은 구분돼야 합니다. 동시에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시민의 요구 자체가 의심받아서는 안 됩니다.
투표지는 열렸습니다. 이제 시민들이 기다리는 것은 선관위와 특검의 말이 아니라, 그 투표지에서 무엇을 어떻게 확인했는지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시민이 지켜볼 점
- 정밀 감정 대상 투표지의 선별 기준과 감정 결과
- 참관인 이의의 접수·처리 기록과 영상 공개 범위
- 투표지 이송·보관 과정과 선거관리 실패의 책임 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