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의 소리

시민캠페인 · 제안

한국형 세금감시 운동을 제안한다

씨앗은 한국형 세금감시 운동, KTR(Korean Tax Reform)을 제안한다. 세금을 거두는 근거와 쓰는 결과를 함께 검증하고, 확인된 위법 지출과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끝까지 묻는 시민운동이다.

정부가 시민에게 세금을 더 내라고 요구할 때, 시민도 정부에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걷는 돈은 제대로 쓰고 있는가. 더 걷기 전에 줄일 낭비는 없는가. 사업을 망친 사람은 어떤 책임을 졌는가.

여수 세계섬박람회의 운영 부실 논란과 새만금 잼버리의 파행은 이 질문을 다시 꺼내게 한다. 행사에는 시민의 돈이 들어간다. 준비가 부실하면 시민의 돈으로 수습한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누가 무엇을 잘못했고 얼마를 회수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시민에게 납세 의무를 요구하는 만큼, 행정에도 설명과 책임의 의무를 요구해야 한다.

씨앗은 한국형 세금감시 운동, KTR(Korean Tax Reform)을 제안한다. 세금을 거두는 근거와 쓰는 결과를 함께 검증하고, 확인된 위법 지출과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끝까지 묻는 시민운동이다.

왜 지금 세금감시인가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2027년 예산안은 820조9천억 원이다. 2026년 본예산 727조9천억 원보다 93조 원, 12.8% 늘어난 규모다. 한 해에 약 100조 원의 지출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93조 원은 정부의 지출 증가액이다. 그 돈을 세금과 다른 수입, 국채로 어떻게 마련할지, 시민과 기업과 다음 세대에 어떤 부담이 돌아갈지 함께 따져야 한다. 씨앗은 예산안의 세수 전망과 국가채무를 아래 기사에서 별도로 분석했다.

정부가 효율적으로 일하려면 세금은 필요하다. 국방과 치안, 재난 대응, 꼭 필요한 공공서비스에는 재원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돈을 더 걷겠다는 정부는 지금 쓰는 돈으로 어떤 결과를 냈는지 먼저 보여줘야 한다.

기본소득과 보조금, 지원금을 늘리겠다는 정치에는 돈을 내는 시민의 목소리가 함께 올라가야 한다. 지원 대상은 왜 그렇게 정했는가. 기존 사업과 겹치지는 않는가. 실제로 어려움을 줄였는가. 성과가 부족하면 언제 줄이거나 끝낼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혜택부터 약속하는 선심성 재정은 납세자의 부담을 가볍게 취급한다.

기업의 부담도 커졌다. 2026년부터 일반 법인의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전 구간에서 1%포인트 올라 10·20·22·25%가 됐다. 정부와 국회는 기업 규모별 부담과 투자·고용에 미칠 영향을 설명해야 한다. 기업을 필요할 때마다 돈을 꺼내 쓰는 현금인출기로 여기는 재정 운영은 곤란하다. 기업의 돈은 사람을 고용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시장에서 경쟁해 만든 돈이다. 기업의 공적 부담을 보는 기준은 전기료 선납 요구에도 적용된다.

중산층의 부동산 부담도 살펴야 한다. 주택 재산세의 일반 과표 구간은 2009년에 6천만 원, 1억5천만 원, 3억 원을 경계로 정해졌다. 그동안의 물가와 주택가격, 소득 변화를 놓고 오래된 금액 기준의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집값이 올랐다고 월급과 연금까지 같은 비율로 오르지는 않는다. 공시가격과 과표 구간, 공제·특례, 세부담 상한을 함께 분석하고 실제 가구의 소득 대비 부담을 계산해야 한다. 오래된 금액 기준이 부담을 넓히는 문제는 상속세 공제에서도 나타난다.

농지 문제에서는 이행강제금 등 행정상 금전 부담과 재산권을 함께 살펴야 한다. 경작하기 어려운 상속농지나 맹지의 현실을 행정이 어떻게 반영하는지, 소유자가 사정을 설명하고 다툴 기회를 보장하는지 확인하자. 세금과 성격이 다른 금전 부담도 시민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별도로 감시할 수 있다.

세금과 부담금을 충분한 설명 없이 늘리고, 지출의 성과를 검증하지 않으며, 실패의 비용까지 시민에게 넘기는 방식이 씨앗이 경계하는 약탈적 재정이다. 거두는 권한에는 그만큼 무거운 설명과 책임이 따라야 한다.

여수 섬박람회와 잼버리, 돈을 쓴 뒤의 책임을 묻자

여수 세계섬박람회는 2026년 9월 5일 개막해 11월 4일까지 진행된다. 10월 3일 보도에 따르면 10월 1일까지 27일간 방문객은 약 45만8천 명이었다. 당초 목표는 두 달간 300만 명이다. 전시·체험 콘텐츠와 공연, 음식, 지자체 대응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졌고, 국회도 관람객 목표의 근거와 예산 증액 경위 등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예산의 범위를 정확히 밝혀야 한다. 연합뉴스는 국제행사 승인 당시 248억 원이던 예산이 직접 사업비 713억 원, 연계 사업을 포함하면 1,800억 원대로 커졌다고 보도했다. 직접 행사비와 연계 사업비를 나눠 원래 계획에서 무엇이 추가됐고 누가 승인했는지 공개해야 한다. 이어 계약별 납품과 활용 실적을 따져 실제 낭비액을 밝혀야 한다.

행사가 진행 중인 지금은 운영을 개선하고 피해를 줄여야 한다. 동시에 계약서와 과업지시서, 변경계약, 검수 기록, 지출 내역을 확보해야 한다. 약속한 콘텐츠를 납품했는지, 부실한 결과물을 어떤 절차로 승인했는지,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따질 근거가 여기에 있다. 행사 이후에는 방문객 수뿐 아니라 실제 수입, 지역경제 효과, 시설의 활용과 유지비까지 결산해야 한다.

새만금 잼버리는 더 분명한 경고를 남겼다. 2023년 대회에서 폭염 대비 부족, 위생 문제, 침수 등으로 참가자들이 불편을 겪었고 일부 국가 참가자들은 조기 철수했다. 감사원은 2025년 4월 조직위원회와 여성가족부의 허위 보고, 관리·감독 부실 등을 지적했다. 시설이 미완성인데도 설치가 끝난 것으로 보고해 보완할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관련자 4명에 대해 수사를 요청하고 여가부와 전북도에 기관 주의를 요구했다.

시민의 감시는 그 다음까지 이어져야 한다. 징계 요구 이후의 실제 징계, 수사 요청 이후의 수사와 판결, 부당 지출에 대한 환수와 배상 결과를 각각 기록하자. 정부의 ‘재발 방지’ 약속에는 담당자와 이행 시한, 완료 여부가 따라야 한다.

주민이 예산 낭비 행정의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허위 보고, 위법 계약, 부당 지출이 확인되면 사실과 법률에 따라 징계와 수사, 환수와 손해배상으로 연결해야 한다. 사업을 결정한 사람, 계약을 체결한 사람, 납품을 검수한 사람, 감독한 기관의 역할을 나눠 확인하자. 행정적·정치적 책임을 공개하고, 손해배상을 위한 위법행위와 귀책사유, 손해와 인과관계는 각 사안의 법적 요건에 맞게 입증해야 한다. 책임자를 특정하고 증거를 쌓는 감시가 주민의 책임 추궁에 힘을 준다.

미국 ATR에서 배울 것은 지속적인 약속 감시다

미국 조세개혁연대 ATR(Americans for Tax Reform)은 1985년 그로버 노퀴스트가 설립했다. 1986년 시작한 ‘납세자 보호 서약’으로 후보자와 현직 정치인에게 증세 반대 약속을 받아 기록하고 이행을 감시했다. 1990년대 초에는 주정부 차원으로 운동을 넓혔다.

연방 서약은 세 부담의 순증가에 반대한다. 공제나 감면을 없애 세금을 더 걷을 경우 같은 법안에서 그만큼 이상의 감세를 요구한다. 세율뿐 아니라 공제 축소로 생기는 부담까지 감시하는 방식이다. ATR은 주와 연방을 합쳐 약 1,400명의 선출직 공직자가 서약에 서명했다고 소개한다. 단체가 공개한 자체 집계다.

활동은 서명 수집에서 입법과 주민투표로 이어졌다. ATR은 2017년 미국의 감세·일자리법을 지지했다. 이 법은 연방 법인세 최고세율 35%를 단일세율 21%로 낮췄다. 2018년에는 주민투표 안내서를 내고, 증세에 주의회 양원 각각 3분의 2 찬성을 요구하는 플로리다 개헌안을 지지했다. 이 안건은 통과됐다. 반대한 콜로라도 판매세 인상안은 부결됐다. ATR은 각 안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투표 결과를 함께 공개했다. 이런 기록은 시민이 운동의 요구와 실제 제도 변화를 비교하게 한다.

감세의 장부도 검증해야 한다. 미국 의회예산처와 조세합동위원회는 2017년 최종 법안이 2018~2027년 재정적자를 약 1조4,550억 달러 늘릴 것으로 당시 추계했다. 거시경제 효과를 반영하기 전의 추계다. 감세를 제안할 때에도 줄어드는 세입, 지출 조정과 부채 영향을 함께 밝혀야 한다.

씨앗은 ATR의 서약과 공개 기록, 정기 모임, 입법 추적 방식을 배워야 한다. 한국형 운동에서는 정치인이 증세와 큰 지출의 비용·대안을 설명하고, 표결과 집행 결과에 책임지도록 만드는 ‘납세자 설명책임 서약’으로 발전시키자. 공개된 비용·대안·성과 기준을 검토한 뒤 증세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감세 역시 수혜자와 세입 감소, 지출 조정, 부채 영향을 공개해야 한다.

한국에도 경험이 있다. 문제는 끝까지 갈 수 있느냐다

한국납세자연맹은 빠뜨린 연말정산 공제를 찾아 시민의 세금 환급을 도왔다. 2002년 보도자료에는 환급운동으로 409명이 약 2억 원을 돌려받았다는 자체 집계가 나온다. 근로소득자의 경정청구 권리 보장도 요구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2000년부터 ‘밑빠진 독상’을 통해 예산 낭비 사례를 공개했다. 시민의 작은 불이익과 개별 사업의 문제를 공적인 의제로 만든 경험이다. 씨앗은 한국납세자연맹의 지출 정보공개 활동과 소송의 한계도 사례연구로 다뤘다.

용인경전철 주민소송은 책임을 묻는 길을 보여준다. 2013년 시작한 소송에서 2025년 7월 대법원은 전 시장과 한국교통연구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고, 연구원 개인 3명에 관한 부분은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약 12년이 걸렸다. 이후 용인시가 배상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배상책임 인정과 청구, 실제 회수는 각각 추적해야 한다.

주민소송에는 문턱이 있다. 주민감사청구를 거쳐야 하고, 대상도 지방자치단체의 일정한 위법 재무회계 행위로 제한된다. 중앙정부 예산에는 국가재정법에 따른 불법지출 시정요구와 예산낭비 신고 통로가 있다. 사건에 맞는 절차를 선택하고 입증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강한솔의 2024년 『주민소송제도의 법적 쟁점과 개선방향에 대한 연구』는 공개 초록에서 주민감사청구 요건, 제한된 소송 대상, 위법성 입증, 소송비용을 제도의 어려움으로 지적한다. 감사청구 요건 개선과 소송 대상 확대, 증명책임 부담 완화, 보상 제도 등이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공개된 자료가 실제 감시로 이어지려면 예산과 결산, 계약과 평가를 연결하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혜택은 특정 집단에 모이고 비용은 많은 시민에게 나뉘는 사업에서는, 먼저 나선 시민에게 조사와 소송의 비용이 집중된다. KTR은 회계사·세무사·법률가·연구자와 주민이 함께 일하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국가 예산에서도 시민이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소송 통로를 넓히고, 자료 접근과 비용 부담을 개선하는 제도 개혁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현행 제도로 가능한 감시부터 실행하면서 개정이 필요한 부분을 구체적인 사건으로 입증하자. 씨앗 역시 후원과 이해관계를 공개하고, 어느 정부와 어느 지역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시민의 돈을 쓴 사람에게 책임을

세금을 걷는 권한은 시민에게서 나왔다. 정부는 돈이 더 필요하다는 말에 앞서 지금의 지출을 설명해야 한다. 잘못 쓴 돈이 확인되면 고치고, 회수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기업과 시민단체도 공적 지원을 요구한다면 같은 검증을 받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정부의 확대 재정과 증세를 지금 엄격하게 감시하자. 정권이 바뀌어도 그 기준은 이어져야 한다. 돈을 받는 쪽의 요구와 돈을 걷는 쪽의 설명 사이에, 돈을 내는 시민의 목소리를 조직하자.

세금을 걷기 전에 낭비를 줄여라. 부담을 늘리기 전에 시민에게 설명하라. 지원을 늘렸다면 결과로 증명하라. 위법한 지출로 손해를 냈다면 책임져라.

씨앗은 이 원칙으로 한국형 세금감시 운동, KTR을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함께 읽기 — 씨앗이 다뤄 온 세금과 재정 감시

나라살림과 국가채무: 예산 규모, 세수 전망, 기금의 사용처와 지방재정의 위험을 함께 살핀 기사들이다.

새 세금과 부담의 기준: 종료될 세금을 계속 걷는 정책, 지역별 기업 감면, 가상자산의 과세 일정과 이익 계산을 검토했다. 무엇을 얼마나 걷는지와 계산·정정의 권리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감세도 설명책임을 져야 한다: 세금감면을 예산사업으로 바꾸는 법안, 감면 한도를 높이는 구조, 농어업 특례 연장과 유류세 인하의 비용을 다뤘다. 감면의 수혜와 다른 시민에게 돌아가는 비용을 함께 따지는 글들이다.

가계의 세금 부담: 가족공제의 소득 기준, 월세 세액공제의 사각지대, 오래된 상속세 공제가 중산층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실제 가구를 기준으로 누가 혜택을 받고 누가 새 부담을 지는지 살폈다.

기업을 계속할 자유와 공적 부담: 가업상속공제의 요건, 분만병원의 승계, 자본·인재 이동과 전기료 선납 요구를 다뤘다. 세금과 공적 요구가 고용·투자·서비스의 지속에 어떤 영향을 줄지 묻는다.

농지와 이행강제금: 처분명령 뒤에도 팔리지 않는 농지, 매년 반복될 수 있는 금전 부담, 고령농의 은퇴·생계 문제를 기사와 감시기록으로 연결했다.

행사비와 보조금, 지출 뒤의 책임: 여수섬박람회의 예산 확대와 입찰·계약 기록, 체육보조금 정산에서 빠진 수익을 추적했다. 사업에 투입된 총액, 확인된 부당 지출과 실제 환수액을 구분해 읽어야 한다.

여러 이름으로 겹치는 지원: K콘텐츠의 예산·펀드·세제·현금환급, 사회적경제의 보조금·공공구매·지방세 감면을 살폈다. 청년몰 사례까지 연결해 지원의 총비용과 실제 성과를 따진다.

지원을 받는 사람과 비용을 내는 사람: 채무조정 대상과 성실 상환자 사이의 형평성, 복지에서 벗어날 때 생기는 생활 위험을 다뤘다. 지원 확대를 평가할 때 시민의 노력과 부담도 함께 봐야 한다.

감시의 방법과 조직의 책임: 한국납세자연맹의 정보공개 소송, 노조 지원과 회계 공개, 공공기관 개편, 축구협회·자살예방재단의 예산, 공익기관 출장 논란을 다뤘다. 문서를 요구하고 예산의 범위를 나누며 감독과 후속 조치를 확인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감시자에게도 같은 기준: 정부 정책을 밀어주는 시민단체의 태도, 국회의원 평가 기준, 시민사회의 권력화를 비판했다. 세금감시운동 역시 정부와 조직으로부터 독립하고 자신의 기준과 이해관계를 공개해야 한다.

시민이 지켜볼 점

  • 증세·지출의 비용과 대안, 실제 성과
  • 낭비 확인 이후의 실제 징계·수사·환수·배상 결과
  • 감시운동 자체의 후원·지출·이해관계와 오류 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