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시민브리핑 · 공정과 상호 호혜
저출생 대책이 해외 출산까지 지원해야 합니까
외국인의 해외 출산에도 적용되는 연금 지원을 출발점으로, 공적 혜택의 거주·기여 기준과 국가 간 상호 호혜를 따졌습니다. 출산크레딧 연구와 지방선거권 논의를 연결해 국민의 부담에도 공정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생활비와 주거비, 경력 단절을 견디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살지 않는 외국인 자녀의 출생도 우리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늘리는 근거가 된다면, 그 지원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해외 출산에도 더해지는 가입기간
아시아경제는 10월 1일 외국인 국민연금 가입자가 해외에서 낳고 해외에서 자라는 자녀에 대해서도 출산크레딧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자녀의 국내 출생이나 거주를 요구하는 별도 요건이 없다는 내용입니다. 출산크레딧은 부모에게 연금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 노후 연금액을 높여주는 제도입니다. 비용은 국고와 국민연금 기금이 부담합니다.
2026년부터 첫째 자녀를 얻은 경우 첫째와 둘째는 각각 12개월, 셋째부터는 한 명당 18개월을 추가로 인정하며 상한도 없습니다. 과거 출산에는 경과규정이 적용됩니다. 10월 1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2027년 이후 얻는 둘째 자녀의 인정기간을 15개월로 더 늘립니다. 혜택을 확대하는 만큼, 누구에게 어떤 이유로 비용을 지원하는지도 더 엄격히 살펴야 합니다.
같은 가입자라는 이유만으로 추가 지원까지 같아야 합니까
국내에서 일하고 보험료를 낸 외국인의 연금 권리는 존중해야 합니다. 보험료를 내고 쌓은 권리에는 그에 맞는 급여가 따라야 공정합니다. 출산크레딧은 여기에 공적 재원을 들여 가입기간을 추가로 얹어주는 지원입니다. 이 추가 지원의 범위에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출산크레딧 확대의 목적으로 출산에 따른 연금 공백 보완과 여성의 노후소득 보장, 저출산 완화를 제시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노동·양육 생활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국내에서 자녀를 키우는 외국인 가정과, 자녀가 계속 해외에 살고 국내 양육과 연결되지 않는 경우에 같은 지원을 하는 것이 제도의 목적에 맞는지 따져야 합니다.
출생지만 따지는 방식으로는 부족합니다. 해외에서 출산한 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가정도 있습니다. 부모의 국내 실거주와 보험료 납부 이력, 자녀의 양육 장소, 해외 근무와 국내 고용관계 등을 함께 보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씨앗은 공적 지원의 근거를 이런 실제 연결에서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독일의 공식 연금 지침은 해외 양육기간을 인정할 때 자녀와의 공동 거주, 독일의 고용·보험 체계와의 연결 등을 확인합니다. 유럽연합의 국가 간 조정 규칙도 적용됩니다. 우리도 해외 출산을 일괄 배제하거나 출생증명만으로 처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원 목적에 맞는 연결 요건을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연구가 보여준 더 근본적인 허점
출산크레딧은 국내에서도 목적과 결과 사이에 틈이 있습니다. 중앙일보가 국민연금공단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25년 말 수급자 9,999명 가운데 남성은 9,727명, 여성은 272명이었습니다. 남성 97.3%, 여성 2.7%입니다. 이 보도가 소개한 국민연금연구원의 『출산크레딧 확대 방안 검토』는 출산율을 높이는 효과의 실증적 근거와 제도 목표의 명확성에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아이를 낳고 돌보느라 연금 가입에 공백이 생긴 사람이 지원을 충분히 받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인정기간을 늘리는 숫자는 홍보하기 쉽습니다. 실제 양육자의 노후가 얼마나 나아졌는지 확인하는 일은 더 어렵습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그 어려운 확인입니다.
해외 출산 지원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몇 명이 어떤 거주·양육 조건으로 지원받는지, 그 비용이 얼마인지 공개해야 합니다. 현재 확인한 보도에는 외국인 출산크레딧의 장기 재정비용을 계산한 수치가 제시돼 있지 않습니다. 수혜 규모와 비용 추계를 공개하면 국민은 제도의 빈틈이 얼마나 큰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추납 논란 이후, 상호주의는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지난여름에는 한 달 가입 뒤 119개월을 추납해 평생 연금을 받는다는 보도가 논란을 키웠습니다. 추납은 인정되는 과거 기간의 보험료를 나중에 내는 제도입니다. 아시아경제의 9월 2일 후속 보도에 따르면 전수조사에서 해당 외국인은 3명이었고, 모두 추납 대상 기간 국내 거주가 확인됐습니다. 실제 연금 수급자는 국내 거주 재외동포 1명이었습니다. 비판의 초점은 가입·거주 심사의 기준과 제도의 운영 결과에 정확히 맞춰야 합니다.
10월 1일에는 외국인 추납과 부양가족연금에 상호주의를 확대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상대국이 우리 국민에게 해당 혜택을 허용하는지 따지고, 국내 장기 거주와 근로·납세 등의 기여를 고려한 예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내용입니다. 이 조항의 시행 시점은 법 공포 후 즉시입니다.
씨앗은 이 방향을 지지합니다. 앞으로는 예외의 범위와 실제 심사 결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원칙을 법에 넣고 예외를 넓게 열어두면, 국민이 기대한 변화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보완에서 출산크레딧의 해외 출산·양육 요건까지 정비됐는지도 따로 확인할 과제로 남습니다.
지방선거권에도 같은 공정의 질문이 있습니다
외국인 지방선거권은 영주자격 취득 후 3년이 지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외국인등록대장에 올라 있는 18세 이상 외국인에게 인정됩니다. 대통령·국회의원 선거권과는 범위가 다릅니다. 현행 지방선거권 요건에는 상대국이 한국인에게 동등한 지방선거권을 주는지 따지는 상호주의 조건이 없습니다.
행정안전부가 확정한 2026년 지방선거 외국인 선거인은 151,532명입니다. 전체 선거인 44,649,908명 중 약 0.34%입니다. 이데일리가 전한 2022년 127,623명과 비교하면 23,909명, 18.7% 늘었습니다. 이 숫자는 투표할 자격이 있어 선거인명부에 등재된 인원입니다. 실제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은 지역별 투표 참여와 득표 차이까지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지역에 정착해 세금을 내고 생활하는 주민의 참여를 인정하자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 국민이 상대국에서 받는 권리와 실제 국내 정주 여부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한국은 권리를 열어주고 상대국은 한국인에게 같은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관계라면, 정부와 국회는 그 불균형을 설명하고 바로잡을 책임이 있습니다.
양혜원·유근환의 2024년 논문은 외국인 지방선거권의 상호주의 결여를 문제 삼고 선거권 배제를 주장했습니다. 매일경제의 2023년 사설도 투표권과 건강보험 혜택의 국가 간 불균형을 지적했습니다. 씨앗은 이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방선거권에 상호주의와 실질적인 정주 요건을 반영하는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상대국의 제도와 협정 내용을 공개하고, 우리 국민이 그 나라에서 어떤 권리를 받는지 누구나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국민의 부담에도 공정해야 합니다
씨앗이 보는 공정의 기준은 분명합니다. 보험료를 낸 사람의 권리를 지키고, 세금과 기금으로 더하는 지원에는 목적에 맞는 거주·양육·기여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국가 간 권리와 혜택은 상호 호혜를 기본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일방적인 추가 혜택을 주려면 그 이유와 비용, 우리 국민에게 돌아오는 이익을 공개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국민에게는 부담을 늘리면서, 목적과 대상이 불분명한 지원을 계속한다면 제도를 믿기 어렵습니다. 성실하게 보험료를 낸 사람과 국내에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느끼는 역차별의 우려도 여기서 커집니다.
시민이 지켜볼 점
- 해외 출산크레딧의 수혜 규모와 장기 재정비용
- 부모·자녀의 실제 거주와 양육을 확인하는 기준
- 추납·부양가족연금의 상호주의 적용 국가, 공포·시행일과 대통령령 예외
- 외국인 지방선거권과 상대국이 한국인에게 인정하는 상응 권리